스마트폰을 보다 문득 뒷목을 잡은 적 있으신가요? 저는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뒷목이 뻐근하고 허리가 조금씩 뻣뻣해지는 걸 느꼈지만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지겠지"라고 넘겼습니다. 다들 그렇게 살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괜찮아지지 않았습니다. 국내 목 디스크 환자가 연간 100만 명에 육박하고, 거북목·일자목 환자는 250만 명을 넘었다고 합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숫자가 이렇다 보니 "다들 이 정도는 달고 산다"며 무시하게 되는데, 저는 그게 제일 위험한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정확히 그랬으니까요.

모르는 새 찢어지는 목 디스크, 은근힘의 정체
저는 허리디스크를 겪으면서 '강한 충격이 디스크를 망가뜨린다'고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무거운 물건을 들다가 허리를 삐끗한 그 순간이 원인이라고요.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그건 마지막 계기였을 뿐, 그전부터 이미 오랫동안 조금씩 손상이 쌓이고 있었던 겁니다. 척추 전문가들은 이걸 "은근힘"이라고 부릅니다. 교통사고나 낙상처럼 확실한 충격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낮은 강도로 디스크를 눌러대는 힘이에요. 문제는 너무 약해서 아프지 않다는 겁니다. 찢어지고 있는 그 순간에도 본인은 전혀 모릅니다. 자고 일어난 다음 날, 염증이 몰려올 때가 되어서야 뒷목이 뻣뻣하고 묵직한 느낌으로 통증이 시작됩니다. 제가 겪어보니 은근힘은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첫째, 소파에 기대어 스마트폰 보기입니다. 고개를 15도만 숙여도 목 하중이 약 12kg, 60도면 27kg까지 올라갑니다. 평소 5kg인 머리가 생수병 여섯 개로 변하는 거예요. 두 번째는 모니터를 한쪽에 두고 고개를 고정한 채 일하기입니다. 예를 들면 장시간 운전이나 모니터 응시가 있습니다. 이럴 경우 승모근이 장시간 긴장된 상태가 됩니다. 매일 한, 두 시간씩 반복하면, 디스크 껍질이 조금씩 찢어지다가 어느 날 아침 갑자기 뒷목이 굳는 겁니다. 그때 되어서야 "어? 이거 좀 이상한데?"라고 느끼게 됩니다.
허리디스크의 가장 큰 공포, 방사통
뒷목이 뻐근한 수준이라면 피로나 근육 긴장으로 넘길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깻죽지가 묵직하게 아프고, 팔과 손까지 저리거나 타는 듯한 느낌이 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걸 방사통이라고 합니다. 신경이 직접 자극받아서 통증이 해당 신경이 지배하는 부위 전체로 퍼지는 현상이에요. 디스크 안에는 수핵이라는 젤리 형태의 충격 흡수재가 있습니다. 이걸 감싸고 있는 단단한 껍질이 섬유륜이고요. 이 껍질이 찢어지면 수핵이 흘러나와서 감각 신경이 밀집된 곳에 닿게 됩니다. 그 순간 팔 전체, 손가락 끝까지 온갖 기묘한 통증이 동시에 몰려옵니다. 저도 직접 겪었습니다. 허리 자체보다 다리로 내려오는 저림과 타는 느낌이 훨씬 무서웠어요. 아무렇지 않다가 갑자기 왼쪽 다리 전체의 감각이 사라지는 느낌. 자세를 바꿔도 나아지질 않았습니다. 병원에서 MRI를 찍어보니 제일 아래 디스크가 튀어나와서 수핵이 신경 다발 쪽으로 흘러내리고 있었고, 그 염증 때문에 다리 저림이 온 거였습니다. 목 디스크에서 방사통이 오른쪽 어깨와 팔로 내려온다면 경추 5번-6번 사이 디스크 손상을 먼저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벼운 통증이 왔을 때 가볍게 생각했던 부분이 결국 디스크로 이어지게 된 거예요.
일자목이 보인다면, 이미 시작된 겁니다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이 엑스레이를 보여주며 한마디 했습니다. "여기가 좁아진 거 보이시죠?" 그 한마디가 직관적으로 상태를 이해하게 해줬습니다. 정상적인 목뼈는 옆에서 보면 앞으로 볼록한 C자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곡선이 있어야 무게가 디스크 전체에 고르게 퍼져요. 그런데 고개를 숙이는 자세가 반복되면 수핵이 뒤로 밀리면서 껍질을 조금씩 찢습니다. 이게 누적되면 디스크가 수분을 잃고 납작해지면서 C자 곡선이 사라지고 일자목으로 굳어집니다. 심한 경우엔 곡선이 반대 방향으로 꺾이기도 해요. 그러니까 엑스레이에서 일자목이 나왔다면, 그건 단순히 자세가 나쁘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최소 한 개 이상의 목 디스크에 이미 손상이 진행됐다는 신호예요. 뒷목이 자주 뻣뻣하거나 고개를 뒤로 젖히기 불편하다면, 한 번쯤 확인해 볼 가치가 있습니다. 저는 다행히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만, 디스크는 돌아왔습니다. 물론 쉽지는 않았습니다. 입원 7일 과정 속에서 신경주사 치료와 물리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퇴원하고 나서 알게 된 게 있어요. 병원 치료가 끝났다고 디스크가 나은 게 아니라는 사실이요. 염증이 가라앉은 이후부터는 "자세 조심하세요, 걷기 운동 하세요"가 처방의 전부였습니다. 처음엔 허무했습니다. 이렇게 아픈데 답이 걷기라고? 그런데 진짜 답이 걷기였습니다. 퇴원 후 1년 동안 매일 빠지지 않고 걸었고, 척추 전문가들이 말하는 "척추 위생"을 지켰습니다. 전염병 예방하려고 손 씻듯이, 디스크 손상을 막으려고 일상에서 자세를 관리하는 거예요. 제가 매일 한 건 이 세 가지입니다. 다리를 어깨 너비로 벌리고 허리를 곧게 편다 가슴을 열고 견갑골을 등 뒤에서 모아 흉추를 편다 턱을 살짝 들며 고개를 뒤로 5 ~ 6초 뒤로 당긴다. 이를 통해서 1년 후 다시 MRI를 찍었을 때, 튀어나왔던 디스크가 원래 위치로 돌아가 있었습니다.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에서도 디스크 질환의 보존 치료에서 자세 교정과 운동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하고 있고요. 결국 답은 거창한 치료법이 아니라 지루할 만큼 기본적인 습관의 변화였습니다. 다만 한 번 찢어진 디스크는 재발 확률이 높기 때문에, 저는 지금도 매일 걷기와 신전 동작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관리하는 거더라고요. 지금 이 글을 읽으면서 뒷목이 좀 당기는 느낌이 있다면, 한 번만 천천히 고개를 뒤로 젖혀보세요. 그 동작이 불편한 정도가 지금 목 상태를 가늠하는 첫 번째 단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