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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소속감 없는 사람이 되는 과정 (조직행동론, 목적 상실, 40대 전 챙길 것들)

by 해빗 2026. 4. 23.

직장에서 소속감 없는 사람이 되는 과정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사람이 성숙해진다고 믿으시나요? 저는 한동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조직 안에서 일하다 보니, 그 믿음이 조용히 무너지는 순간을 여러 번 목격했습니다. 직급은 높아지는데 인간관계는 점점 좁아지는 사람. 저는 그 모습을 눈앞에서 보며 40대가 된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조직행동론, 직급과 성숙함은 왜 다른 길을 걷는가

저희 팀장은 40대입니다. 처음 입사했을 때 저는 당연히 기대를 했습니다. 연차가 쌓인 만큼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사람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함께 일해보니 기대와는 상당히 달랐습니다. 업무 지시를 할 때 상황 설명보다 감정이 먼저 나왔고, 누군가 질문을 하면 가르쳐주기보다 무안을 주는 방식으로 반응하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문제는 그 팀장 본인이 그 태도를 전혀 문제라고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이었습니다. 회의가 끝나면 팀원들이 한숨을 쉬고, 다른 부서에서도 같이 일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데, 정작 본인은 사람들이 왜 멀어지는지 모르는 눈치였습니다. 저는 그 장면을 보며 자기인식(self-awareness) 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감했습니다. 여기서 자기 인식이란 자신의 감정과 행동이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스스로 파악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이것이 없으면 아무리 경력이 쌓여도 관계는 개선되지 않습니다. 조직행동론(organizational behavior) 분야에서는 리더의 감정 조절 능력이 팀 성과와 직결된다고 봅니다. 여기서 조직행동론이란 개인과 집단이 조직 안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분석하는 학문 분야입니다. 감정적으로 불안정한 리더 아래에서 팀원들은 의견을 숨기고, 문제를 미리 공유하지 않으며, 최소한의 역할만 수행하게 됩니다. 결국 리더가 강해 보일수록 팀은 오히려 조용히 약해지는 역설이 생깁니다.

목적 상실이 만드는 악순환

그런데 저는 그 팀장을 단순히 나쁜 사람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그 사람도 오랫동안 자기 자신이 중심이 되지 않은 선택을 반복하며 달려왔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열심히 일했고, 성과도 냈고, 결국 직급도 올랐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 자리에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왜 이 일을 하는지에 대한 답이 없었던 것은 아닐까요. 번아웃(burn-out)은 단순한 피로와 다릅니다. 번아웃이란 장기간 과도한 업무나 심리적 압박이 이어질 때 에너지와 동기가 완전히 소진되는 상태를 말하며,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공식 직업 관련 증상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40대 전후에 번아웃이 많이 찾아오는 이유는 단순히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오랜 시간 자기 자신보다 조직의 기대에 맞춰 달려온 결과인 경우가 많습니다(출처: 세계보건기구 WHO). 저도 그 팀장을 보며 씁쓸한 감정을 느낀 적이 있었습니다. 프로젝트 하나가 끝나면 팀 회식 자리에서 "수고했다"는 말을 듣고, 잠깐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기분이 들다가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래서 내 삶은 뭐가 달라졌지?'라는 공허함이 밀려오는 순간. 저는 그 감각이 그 팀장에게도 어느 시점에는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않고 계속 달렸을 때 결국 남는 것은 직급뿐이고, 사람은 떠난다는 것을 그 팀장은 아직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40대에 특히 이 문제가 두드러지는 이유는, 이 시기가 습관과 성향이 굳어지는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젊을 때는 미숙함이나 실수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방식이 10년 이상 반복되면, 그것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그 사람의 정체성이 됩니다. 실제로 제가 현재까지 다니는 직장에서 항상 마주하는 저희 팀 팀장이 점심시간에 혼자 밥을 먹고, 회식 자리에서도 겉도는 그 모습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간단하게 말투와 행동을 교정하고 고친다면 간단하게 해결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라는 한 문장이 항상 머리 속에 스쳐 지나가곤 합니다.

40대가 되기 전에 내가 챙겨야 할 것들

그 팀장을 반면교사로 삼으면서 저는 몇 가지를 정리해보게 되었습니다. 나이와 직급이 자동으로 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전제 아래, 지금부터 쌓아야 할 것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자기 인식 훈련: 내 말투와 표정이 상대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 꾸준히 점검하는 것. 피드백을 방어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연습.
  • 심리적 안전감 형성: 팀원이 의견을 자유롭게 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 여기서 심리적 안전감이란 구성원이 비난받을 걱정 없이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합니다.
  • 내재적 동기 점검: 성과나 직급이 아닌,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 외부 기준으로만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방향을 잃습니다.
  • 관계 자산 관리: 필요할 때만 연락하는 관계가 아니라, 평소에 신뢰를 쌓아두는 것. 직급이 사라져도 남는 것은 결국 사람입니다.

실제로 한국행동과학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직장 내 관계 만족도가 높은 구성원일수록 업무 몰입도와 장기 성과 모두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습니다(출처: 한국행동과학연구소). 성과만 내면 된다는 사고방식이 왜 장기적으로 통하지 않는지를 데이터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그 팀장을 보면서 매일 작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나는 오늘 누군가를 배려하는 방식으로 일했는가?' 그리고 '10년 후의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는 날이 쌓이면, 결국 저도 그 팀장과 같은 자리에 서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40대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사람으로 굳어지는 시간입니다. 능력보다 태도, 직급보다 품격이 관계를 결정한다는 것을 그 팀장을 통해 배웠습니다. 지금 당장 화려한 성과보다,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으로 기억되는 것이 훨씬 오래 남는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그 시작은 거창한 변화가 아니라, 오늘 내 말투 하나를 점검하는 것에서 충분히 시작될 수 있습니다.

 

참고: https://youtu.be/eWEE_E0rUOk?si=bW3iK93Q0BSj1n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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